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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획] 화성시 쌀 정책 '기로'…'수향미 독점 계약' 만료 2032년, "로열티 없는 新품종 확보가 최대 숙제"

- 재배 면적 50% 쏠린 '수향미' 성공적 안착…품귀 현상 속 2032년 계약 만료 직면
- 市 농업기술센터, '수향미' 맛 능가할 무상(無償) 신품종 발굴 박차
- 유통 통제 불가에 '시민 우선 공급' 논란…대체 품종 성공 여부가 향후 10년 결정

원스텝뉴스 이병희 기자 |

 

 

화성시의 대표 쌀 브랜드인 '수향미(골든퀸 3호)'가 전국적인 인기를 얻으며 지역 농가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했으나, 2032년으로 예정된 로열티 계약 만료를 앞두고 화성시 농업 정책의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약 80억 원을 지급하고 확보한 독점 품종의 성공 뒤편에는 막대한 로열티 부담과 향후 대체 품종 확보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50% 쏠린 수향미, 성공과 위험 사이의 줄타기

 

화성시는 현재 시 전체 논 면적 1만 4천 헥타르 중 약 50%에 달하는 6,500 헥타르에서 수향미(골든퀸 3호)를 재배하고 있다. 이는 타 시군의 단일 품종 쏠림 현상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지만, 단일 품종이 전체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은 특정 병충해나 기후변화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잠재적 위험을 내포한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수향미 재배 비율 50%는 우리가 정한 상한선"이라며, "농가 소득 증대 효과가 크지만, 한 품종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배 면적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수향미가 일반 벼보다 40kg 조곡 기준으로 1만 원 이상 높은 가격에 팔리는 등 농가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지만, 이 성공을 유지하기 위한 '품질 관리'는 시의 가장 중요한 임무다.

 

 

2032년 만료 계약…'로열티 100억' 위협에 대한 대비책

 

수향미의 독점 사용권은 2032년에 만료된다. 이때가 되면 품종 개발 업체는 당연히 인기가 검증된 품종에 대해 로열티를 대폭 상향 (현재 80억 원에서 100억 원 이상)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화성시는 이러한 재정적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로열티 없는 대체 품종 확보'를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연구에 착수했다.

 

벼 품종 육종에만 7~10년이 소요되는 현실을 감안하여, 화성시 농업기술센터는 중앙 및 도 기술원에서 개발한 로열티 없는 다수의 품종들을 선별해 지역 적응성 및 상품성 검증을 진행 중이다. 매년 20~30여 개의 품종을 대상으로 시험 재배와 식미 평가를 실시하며, 수향미의 장점인 '반찰성과 은은한 향기(2AP 성분)'를 기준으로 그 이상의 밥맛과 안정적인 수확량을 갖춘 품종을 찾고 있다.

 

현재 심도 있게 검토 중인 후보 품종들로는 '여리향', '향진주', '백옥향', '십리향', '아로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품종들은 수향미 대비 향기가 유사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등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있어, 향후 수향미의 명성을 이어갈 최종 주자가 누가 될지 주목된다.

 

시는 이 과정을 통해 확보한 대안 품종을 바탕으로, 2032년 재계약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장기적으로는 로열티 부담 없는 독자적인 쌀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선택된 새로운 품종은 수향미의 명성을 이어받아 '수향미' 브랜드 이름 아래 유통될 예정이지만, 그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품귀 현상 속 '시민 우선 공급' 논란 대두

 

지난해 수향미 품귀 현상이 발생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화성시가 로열티까지 지불하고 확보한 우수 쌀이 정작 화성시민들에게는 부족한 채 타 지역으로 유통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시 관계자는 쌀 유통이 민간 영역의 경제 논리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RPC 등 유통업체가 높은 가격이나 대량 거래 조건을 제시하는 타 지역 판매를 강제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국적인 수요가 폭증했고, 온라인 판매 확산으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화성시의 쌀 생산량은 시 인구(106만 명)가 소비하고도 남는 양이지만, 수향미 품종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온라인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판매가 확산되면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된 것이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강제적인 유통 통제는 어렵지만,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농가를 대상으로 엄격한 재배 교육과 더불어 무작위 샘플링을 통한 품질 검사 및 유전자 분석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수향미라는 브랜드명을 유지한 채 새로운 품종으로 성공적인 전환을 이루기 위한 기반 작업이기도 하다.

 

2032년까지 남은 기간은 이제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화성시가 수향미의 성공을 이끈 '브랜드 파워'를 이어갈 '로열티 없는 대안'을 확보하고,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안정적인 쌀 공급 구조를 확립할 수 있을지 지역 농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뉴스앤뉴스 양해용 국장, 뉴스팍 배상미 본부장, 원스텝뉴스 이병희 본부장 공동취재 및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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